갑작스런 안압상승

안녕하세요.

시력교정술을 받기로 결심하고 날짜까지 잡아놓은 상황인데... 날벼락같은 말을 들어서 속상한 마음에 지식인을 찾았습니다.

교정술을 위한 검사는 A병원에서 5일 전에 했었습니다. 라식 라섹 아무거나 다 해도 되는 눈이란 판정을 받았고, 라섹으로 결정해 수술일을 예약했습니다. 동공 산동은 4일 전부터 거의 정상이었고, 3일 전에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2일 전 밤에 컴퓨터 화면을 보던 중 갑자기 한쪽 눈이 누가 누르는 것처럼 아프고 두통이 밀려왔는데 그 다음 날 거울을 보니 눈에 핏발이 서 있었고 시야가 흐린 느낌이었습니다. A병원 선생님은 현미경으로 검진하신 후 눈에 통증을 느낄만한 징후는 없다며, 두통이 눈 통증의 원인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헌데 다음날도 통증은 가시지 않았고, 걸을 때마다 강한 빛을 보고 난 뒤에 보이는 그런 잔영들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보이기까지 하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진료 전에 시력검사와 안압검사를 해주는 B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녹내장에 대해 어깨 너머로 들어 알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안압 검사를 받을 생각에 간 거긴 했는데 정말 안압이 높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통증이 있던 눈의 시력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5일전엔 분명 정상수치 범위내에 있었던 안압이 50이 나왔습니다. 리멕솔론, 알파간피, 코솝 처방을 받고 리멕솔론을 제한 나머지 약물을 10분간격으로 넣어주면서 몇시간 뒤 다시 안압을 체크했는데 안압이 떨어진다고 선생님께서 다행스러워 하시더라구요.

10분씩 치던 안압저하제들 간격을 하루 세 번으로 하라 하시고 다음날 다시 내원하라고 하셨습니다.

시신경 검사같은걸 아마 하시지 않으시려나 싶은데...

1. 대체 멀쩡하던 안압이 며칠 사이에 이렇게 갑자기 상승할 수가 있나요? 급성 녹내장에 대한 설명들을 보면 응급실 실려갈 정도의 두통이 동반된다는데 제가 겪은 두통은 그냥 머리 좀 지끈거린다 수준의 가벼운 통증이었거든요. 집안에 안병 관련해 큰 질환을 앓으신 분은 없으십니다. 기껏해야 눈병 유행할 때 걸리는 결막염정도.

렌즈 착용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두어달에 한번 정도로, 가장 최근에 착용한 날짜는 8월 말입니다.

본인에겐 가벼운 안구건조증이 있습니다.

2. 그러고보니 A병원 선생님께서 렌즈 자주 착용하냐고, 동자가 흐리단 말씀을 하셨었는데. 이건 큰 문제가 아닌 건가요?

3. 이렇게 안압이 갑자기 상승한 전적이 있으면 라섹은 무리일까요? 좀 경과를 본 뒤 괜찮아지면 받아도 좋은 것인지, 혹은 이제 영영 라섹과는 안녕이고 비싸디 비싼 렌즈삽입을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B병원 선생님께서는 라섹을 급하게 하지 말고 기간을 천천히 두고 눈의 경과를 본 뒤에 결정하는 게 좋을 거란 말씀을 주셨습니다. 직장인이라 이번 구정을 넘기면 다음 추석을 기다려야 할 판인데. 선생님 말씀이 구구절절 옳지만 너무 속상합니다. 시력교정술을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고, 이제 안경을 벗을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문제가 생길 줄이야.